1장. 물체의 운동

본 절에서는 물체의 운동(motion), 특히 입자(particle)의 운동을 기술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시간에 대한 물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분야를 기구학(kinematics)이라고 한다. 물체가 움직이는 원인인 힘을 다루는 분야를 동역학(dynamics)이라고 한다. 중고등학교 물리시간에는 기구학과 동역학을 모두 배운다. 단, 하나의 입자에 대한 운동을 다루며 이를 입자동역학(particle dynamics)이라고 한다. 우주는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입자동역학은 물리학의 모든 분야에 대한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 리처드 파인만(1918-1988,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인류가 멸망했을 때 다음 시대의 인간에게 단 하나의 지식을 남길 수 있다면 무엇을 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

1. 길이와 변위

길이(length), 이동거리(distance)와 변위(displacement), 위치(position)는 모두 동일한 차원의 물리량이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단위로는 기본단위인 m와 유도단위인 km, cm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길이는 '물체의 폭'과 같이 자로 잴 수 있는 물리량이며 0 또는 양수이다. 그림으로 표시할 때는 ‘양방향’ 화살표를 사용한다.

예) 어른의 키 = 180 cm


그림 1-1. 길이의 예

이동거리는 물체가 이동한 경로를 따라서 움직인 거리를 의미한다. 철수가 북쪽으로 10 m 이동한 후 동쪽으로 20 m를 이동하였다면 이동 거리는 30 m이다. 길이와 이동 거리는 스칼라량이다.

변위는 물체가 이동한 방향과 거리를 나타내는 물리량이며 측정하기 전에 기준과 방향을 정해야 한다. 기준에 위치할 때는 0,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했을 경우 양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면 음수로 표현한다. 그림으로 표시할 떄는 ‘단방향’ 화살표를 사용한다.

예) 100 m 달리기 출발선을 기준으로 결승선 방향을 양의 방향이라고 한다면, 철수가 달리기 준비자세일 떄에는 0 m에 위치하고 있고 절반을 달렸다면 50 m, 포기하고 뒤로 두 걸음 걸었다면 -2 m에 있다.


그림 1-2. 변위의 예

변위는 이동한 거리와 방향인 반면 위치는 기준에 대한 상대 거리를 의미한다. 시작위치에서 종료위치로의 이동과 방향이 변위와 같다. 예를 들어, 철수가 둘레길이 400 m인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면 시작위치와 종료위치가 동일하므로 변위는 $\vec{0}$ (영벡터)이며 이동거리는 400 m이다.

운동장은 이차원이므로 임의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두 개의 숫자가 필요하다. 날아가는 비행기와 같이 삼차원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숫자가 필요하다. 즉, 벡터로 표시해야 한다.


그림 1-3. 2차원 위치 좌표계


그림 1-4. 3차원 위치 좌표계

2. 속력/속도

철수는 100 m를 20초에 달렸고 영희는 200 m를 50초에 달렸다고 하면 누가 더 빨리 달린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물리량이 속력이다. 철수는 100 m / 20 s = 5 m/s로 1초에 5 m를 달렸고 영희는 200 m / 50 s = 4 m/s로 1초에 4 m를 달렸으므로 철수가 더 빠르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철수의 속력이 더 크다.

속력(speed)은 단위 시간당 이동거리를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면 속력은 이동거리를 시간에 대하여 미분한 것이다.

\[v=\dot{x}=\frac{dx}{dt}\tag{1.1}\]

속도(velocity)는 단위 시간당 변위를 의미한다.

\[\vec{v} = \dot{\vec{x}}=\frac{d\vec{x}}{dt}\tag{1.2}\]

이동거리는 스칼라이므로 속력도 스칼라이며 변위는 벡터이므로 속도도 벡터이다.

스칼라: 이동거리 $\rightarrow$ 속력
벡터: 변위 $\rightarrow$ 속도

예를 들어, 철수가 둘레길이 400 m인 운동장을 80초에 한 바퀴 돌았다면 속력은 5 m/s이고 속도는 $\vec{0}$ m/s이다.

A. 평균 속력/속도
어떤 물체가 이동 거리 $s$ m를 이동하는 데에 $t$초가 걸렸다고 한다면 $t$초 동안 평균적으로 $\frac{s}{t}$ m/s의 속력으로 이동한 셈이며 이를 평균 속력(average speed)이라고 한다. 변위에 대한 개념은 평균 속도(average velocity)라고 한다.

예)
영희가 100 m를 10초에 달렸다면 평균 속력은 10 m/s이다.
자동차가 고속도로 100 km를 한 시간에 이동하였다면 평균 속력은 100 kph이다.

예)
대전에서 정북에 위치한 수원까지의 거리가 직선거리로 120 km라 가정하고 자동차로 두 시간에 이동하였다면 평균 속력은 60 kph이며 평균 속도는 벡터 (0, 60) kph라고 표현할 수 있다.

B. 순간 속력/속도
매우 짧은 시간 간격 동안 변화한 이동 거리(또는 변위)로부터 구한 평균 속력(또는 평균 속도)을 생각해보자. 시간 간격을 점점 짧게 줄여나가면 그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도 점점 감소할 것이다. 시간 간격과 이동 거리가 모두 거의 0에 근접할 때의 이동 거리 $\div$ 시간 간격을 순간 속력(instantaneous speed)라고 부른다. 변위인 경우 순간 속도(instantaneous velocity)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순간 속력은 이동 거리를 시간으로 미분한 값이다. 이동 거리 또는 변위를 시간에 대한 함수로 나타낸 후 이를 시간에 대하여 미분하여 속력/속도를 구할 수 있다.

예)
자동차가 직선 도로를 36 kph로 등속운동한다면 이동 거리는 시작점일 때 0이었다가 점점 증가할 것이다. 이를 나타내는 함수는 다음과 같다.

\[x=x(t)=10t\tag{1.3}\]

(변위 $x$의 단위는 m, 시간 $t$의 단위는 s이다. 앞으로 [ ]는 단위를 의미한다.)

식 (1.3)에서 $t=0$일 때 $x=0$이 되는 것을 눈여겨보자. 0초일 때 그랜저가 있는 출발지점을 0 m(기준점)라고 정한 결과이다. 시간이 흘러 $t=1$이 되면 $x=10$이 된다. 그랜저는 1초 후 출발점으로부터 10 m 지점에 위치한다는 의미이다. 자동차의 속력은 다음과 같다.

\[v=\dot{x}=\frac{\text{dx}}{\text{dt}}=10\tag{1.4}\]

이와 같이 직진 등속운동을 하는 물체의 경우 평균 속력과 순간 속력이 같다.

NOTE
kph는 kilometer per hour의 약자이며 km/h와 같은 단위이다. 키보드 입력이 더 편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된다.

예)
90 kph = 90 km/h

NOTE
km/h를 m/s로 변환할 때는 3.6으로 나누어 주면 된다. 반대로 m/s를 km/h로 변환할 때는 3.6을 곱한다.

예)

\[\begin{aligned} 90\ \text{km/h} &= \frac{90\ \text{km}}{1\ \text{h}} \\ &= \frac{90\cdot 1000\ \text{m}}{60\cdot 60\ \text{s}} \\ &= \frac{90\cdot 1000\ \text{m}}{3600\ \text{s}} \\ &= \frac{90}{\frac{3600}{1000}}\frac{\text{m}}{\text{s}} \\ &= \frac{90}{3.6}\frac{\text{m}}{\text{s}} \\ &= 90\textbf{/ 3.6}\ \text{m/s} \\ &= 25\ \text{m/s} \end{aligned}\] \[\begin{aligned} 25\ \text{m/s} &= \frac{25\ \text{m}}{1\ \text{s}} \\ &= \frac{\frac{25}{1000}\ \text{km}}{\frac{1}{3600}\ \text{h}} \\ &= \frac{25\cdot 3600}{1000}\frac{\text{km}}{\text{h}} \\ &= 25\cdot\textbf{3.6}\ \text{km/h} \\ &= 90\ \text{km/h} \\ \end{aligned}\]

3. 가속도

가속도(acceleration)는 단위 시간당 속도의 변화량(또는 속도의 시간변화율)이다. 즉, 속도를 미분한 값이다.

\[a=\dot{v}=\frac{dv}{dt}\tag{1.5}\]

예)
영자가 피사의 사탑 100 m 높이에서 야구공을 살짝 놓았다면 변위는 다음과 같다. (일단은 그냥 그렇다고 하자.)

\[\begin{aligned} y &= y\left( t \right) \\ &= 100 - \frac{9.81}{2}t^{2} \end{aligned}\tag{1.6}\]

시간이 0 s일 때 100 m임을 확인하자.

야구공의 속도는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v &= \dot{y} \\ &= \frac{dy}{dt} \\ &= - 9.81 t \end{aligned}\tag{1.7}\]

시간이 0 s일 때 0 m/s임을 확인하자.(살짝 놓음)

야구공의 가속도는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a &= \ddot{y} \\ &= \frac{d^{2}y}{dt^{2}} \\ &= \frac{d}{dt}\left( \frac{dy}{dt} \right) \\ &= - 9.81 \end{aligned}\tag{1.8}\]

결국 중력가속도와 같아진다.

자주 쓰는 단위는 m/s$^2$이며 cm/s$^2$, km/min$^2$ 등도 가능하다.

가속도는 속도의 크기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속도의 방향변화도 가속도이다. 가속도가 벡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구의 운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구의 속력(속도의 크기)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항상 방향이 변하고 있다. 지구의 방향을 변화시키는 원인이 바로 태양의 만유인력이다. 마치 끈에 묶인 돌을 돌리면 원운동을 하듯이 태양이 당기는 힘에 의하여 지구의 방향이 변화하는 것이다. 지구의 방향변화는 지구의 가속도와 같다.